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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서 헌법재판소장의 직무가 전격 정지되면서 여야 간의 사법권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수도 바르샤바에서는 대규모 항의 시위가 발생하는 등 정국 불안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폴란드 헌법재판소는 보그단 시비엥치코프스키 헌재소장과 바르토미에이 소한스키 부소장에 대해 한 달간의 직무정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번 직무정지 명령은 안나 코르빈-피오트로프스카 재판관이 서명했으며, 규정에 따라 본인이 소장 직무대행을 맡게 되었습니다.
발데마르 주렉 법무부 장관 역시 즉각 직무가 정지된 두 사람에 대한 면책특권 박탈을 요청하며 강경한 대응에 나섰습니다. 헌재 지도부를 둘러싼 전격적인 조치에 정치권 전체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2023년 정권 교체에 성공한 중도좌파 성향의 여당과 우익 보수 야당 간의 재판관 임용 갈등에서 출발했습니다. 폴란드 의회가 공석이 된 신임 재판관 6명을 선출했으나, 우익 성향의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그중 5명의 취임 선서를 거부했습니다.
신임 재판관들이 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강행하자, 법과정의당(PiS) 집권 당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시비엥치코프스키 헌재소장이 이들의 출근을 막고 사건을 배당하지 않는 방식으로 업무를 방해하면서 갈등이 격화되었습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헌재소장 직무정지 조치 직후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강력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무너진 법치주의를 바로잡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의무라는 점을 피력했습니다.
투스크 총리는 지난 수년간 전임 법과정의당 정권이 주도해 온 무법 상태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단호한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헌재 지도부의 직무정지 소식이 전해지자 우파 야당인 법과정의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반발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바르샤바 헌법재판소 청사 앞에 모인 시위대는 해임 철회를 요구하며 일부가 헌재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현장에 투입된 진압 경찰은 헌재 진입을 시도한 시위대 중 3명을 체포하며 대치 상황을 이어갔습니다. 세네갈을 방문 중이던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소식을 접한 즉시 전용기를 회항시켜 귀국했습니다.
야당과 헌재 측은 이번 조치를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사법 쿠데타로 규정하며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시비엥치코프스키 소장 역시 자신이 합법적인 소장임을 주장하며 정부의 개입에 반발했습니다.
법학계에서도 직무정지 조치의 적법성을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마르친 마트차크 바르샤바대 법철학 교수는 소장의 자질과 별개로 헌재소장의 직무를 중단시킬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2015년 법과정의당(PiS) 집권 이후 수년간 누적되어 온 사법부 장악 논란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과거 유럽연합(EU) 사법재판소와 유럽인권재판소 역시 폴란드 헌재의 독립성 훼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전임 정권에서 임명된 사법부 인사들과 신임 정부 간의 주도권 싸움이 지속되면서 사법부 파행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급거 귀국과 여야 간의 첨예한 대립 속에 폴란드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사법부 독립성과 법치주의 회복을 둘러싼 정면충돌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향후 국가안보회의 소집과 법적 공방에 따라 사법부 정상화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국정 운영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입니다.
출처: 국민일보, 제공된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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